삼성전자와 한국증시, 그리고 한국 산업구조의 변화
삼성전자와 한국증시, 그리고 한국 산업구조의 변화
28일 삼성전자 주가는 0.7% 하락, 시가총액이 80조7200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코스피지수는 13포인트(0.8%) 포인트 상승한 1657.91을 기록, 시가총액이 814조5120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유가증권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9%로 줄었다. 삼성전자 비중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건 1999년 10월 이후 7년 7개월 만이다.
이 비율은 1990년대 말 IT 붐과 함께 꾸준히 늘어 2004년 4월23일엔 최고치인 23.0%를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엔 한국 증시의 4분의1을 삼성전자 한 종목이 차지했던 셈이다.
'한국 증시, 삼성전자로부터 ‘독립 선언’' 중에서 (조선일보, 2007.5.29)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전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한 자릿수로 떨어졌습니다. 2004년 한때 23%에 달했던 비중이 28일 9.9%로 하락한 것입니다.
시가총액이란 주가에 주식 수를 곱한 금액을 말합니다. 삼성전자는 한때 한국 주식시장 전체의 4분의1을 차지했을 정도로 커다란 위상을 차지했었습니다. 그래서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면 코스피지수도 오르고, 거꾸로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하면 코스피지수도 하락하는 현상이 지속됐습니다.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곧 한국증시이다"라는 말이 나왔던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코스피지수는 대세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삼성전자 주가는 줄곧 하락세를 보인 것입니다. 삼성전자의 주가상승이 뒷받침되지 않는 코스피지수 상승은 상상도 못했던 얼마전과는 다른 상황이 온 것입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은 굴뚝주의 부활 때문이라는 해석입니다. 실제 최근 상승장에서는 삼성전자 등 IT주가 철저히 소외된 반면 굴뚝주로 불리는 기업의 주식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포스코의 시가총액 비중이 2005년 말 2.7%에서 최근 4.7%로 늘어났고, 현대중공업도 0.9%에서 2.7%로 증가했습니다.
이는 IT주들의 실적을 좌우하는 미국의 경제가 둔화되고 있는 반면에,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이 고성장을 계속하면서, 조선 철강 화학 등 굴뚝주들이 부활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주식시장의 흥미로운 변화모습입니다.
삼성전자가 요즘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다소 고전을 겪고 있지만, 초우량기업인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해도 한 기업이 한 국가의 주식시장에서 4분의1이라는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한국 증시도 금융, IT, 굴뚝산업 등이 균형을 이루며 성장하는 것이 좋습니다.
삼성전자 시가총액 비중의 감소에서 읽어본 한국 산업구조의 변화와 국제경제의 변화 모습입니다.
출처 : 예병일의 경제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