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환율시장, 그리고 얽혀있는 경제지표들 이해하기
요즘 환율시장, 그리고 얽혀있는 경제지표들 이해하기
배추값에서 집값까지 모든 가격은 시장수급으로 결정된다. 환율도 마찬가지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환율은 국가경제의 펀더멘털을 반영한다. 경제가 튼튼하고 경기전망이 밝으면 통화가치도 강해지고, 그렇지 않으면 통화가치도 약해진다. 하지만 그 때 그때의 환율은 결국 외환시장의 수급에 의해 결정된다.
서울 외환시장은 원화와 달러화를 사고 파는 시장이다. 외환시장에 달러공급이 풍부해지면 달러의 값어치는 떨어지고 원화가치는 오른다(원/달러 환율의 하락). 반면 달러공급이 줄어들면 달러가치는 상승하고 원화의 가치는 하락한다.(원/달러 환율의 상승).
이성철의 '2040 경제학 스트레칭' 중에서 (플루토북, 168p)
환율 하락(원화 강세)이 요즘 경제의 중요한 화두 중의 하나입니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 3일 918원까지 떨어지면서 시장 일각에서는 '900원대 붕괴' 가능성까지 나왔습니다. 환율 하락세는 이후 다소 진정세를 보이면서 5일에는 920원대로 다시 올라서긴 했지만, 시장에서는 아직 추가하락을 예상하는 시각이 많습니다.
원-달러 환율도 문제이지만 원-엔환율의 급격한 하락이 더 문제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오늘은 환율의 기본에 대해 한번 정리해봅니다. 환율은 기본적으로 그 나라 경제를 반영합니다. 한국경제가 튼튼하고 미래가 밝으면 원화의 가치도 높아집니다. 환율이 하락한다는 얘깁니다. 반대로 한국경제가 취약하고 미래가 어둡다면 원화의 가치는 낮아집니다. 환율은 상승합니다.
이는 기본적으로, 그리고 장기적으로 볼 때 그렇다는 얘기고, 단기적으로는 역시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됩니다. 서울 외환시장에 달러화의 공급이 많아지면 달러화의 가치가 떨어지고 원화의 가치가 오르는 것입니다.
외환시장에서 이런 수요공급을 결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가 바로 국제수지입니다. 국제수지가 흑자를 기록했다는 것은, 해외로 나간 것보다 국내로 들어온 돈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경우 해외에서 들어온 달러가 한국에서 사용되려면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로 환전이 되어야 합니다. 이 때 서울 외환시장에 달러의 공급이 늘어나니 자연 달러화의 가치는 하락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원화의 가치가 상승하고, 원-달러 환율은 하락합니다.
물론 환율은 국제수지 외에도 주가와 금리, 선물환, 정부의 시장개입, 엔-달러 환율 등의 영향을 받아 결정됩니다.
요즘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자 재경부와 한국은행도 '고민'입니다. 뽀족한 대응 수단이 없는 환율당국이 내심 무역수지 흑자가 좀 줄어들기를 바라고 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흑자규모가 줄어들면 위에서 설명했듯이 달러 유입이 줄어들어 환율이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입니다.
시장은 금융통화위원회가 7월12일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은 금리를 올리면 외화유입이 늘어나 환율이 더 떨어지지는 않을지 고민하고 있을 겁니다.
환율, 금리, 물가, 국제수지... 얽히고 설켜있는 거시경제 지표들 속에서 정부의 현명한 정책적 선택은 한국경제의 부드러운 성장을 가능하게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출처: 예병일의 경제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