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지셔닝은 상품에 대해 어떤 행동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잠재 고객의 마인드에 대해 어떤 행동을 가하는 것이다. 즉 잠재 고객의 마인드에 해당 상품의 위치를 잡아주는 것이다.
포지셔닝은 또한 커뮤니케이션 과잉 사회에서 잠재 고객을 귀기울이게 한다는 문제와 씨름하기 위한 최초의 구체적 사유 방식이다.
잭 트라우트,앨 리스의 '포지셔닝' 중에서 (을유문화사, 19p)
요며칠 우리 정치가 '격랑'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무소속으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히면서 기존의 구도가 흐트러진 것입니다.
이회창씨의 출마선언을 TV로 보며 '포지셔닝'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더군요. "국민들의 마인드에 이회창씨는 어떻게 포지셔닝되어 있을까..." '대쪽'인지 아니면 '차떼기'인지.
그러면 '경제'를 원했던 이명박씨나 '개성공단'을 원했던 정동영씨는 실제로 어떻게 포지셔닝되어 있고, 또 앞으로 어떻게 변할까...
잭 트라우트와 알 리스가 '포지셔닝'이라는 책을 쓴 지 20년도 훨씬 넘었습니다. 그들은 매체 폭발과 이에 따르는 정보홍수 시대를 보며, 잠재 고객의 '마인드'에 상품의 위치를 잡아주는 포지셔닝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혁신적인 사고는 광고라는 게임의 방식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실제로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의 머리는 수많은 정보들로 가득 차 있어 새로운 것이 파고들어오기가 쉽지 않습니다.
결국 최선의 전략은 메시지를 극도로 '단순화'하는 것입니다. 'safety'(안전성) 내세웠던 볼보, 'overnight'(하룻밤에)를 내세웠던 페덱스처럼 말입니다. 그래야 고객의 마인드를 파고들어갈 수 있습니다. 제품 자체가 아니라 고객의 마인드에 초점을 맞추는 겁니다.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지만 대선정국이 3자구도로 재편됐습니다. 이들은 모두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선거의 '프레임'을 바꾸려 노력할 겁니다. 열세인 여권은 기존의 '경제' 프레임을 '부패'나 '평화' 프레임으로 변경하려 시도할 겁니다.
이 과정에서 각 대선주자들이 자신을 고객(유권자)의 마인드에 어떻게 포지셔닝하는 전략을 취할지 관찰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누가 마케팅의 법칙인 '포지셔닝 전략'을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할지...
사실 대부분의 고객(유권자)들은 대선 주자들을 각각 서너가지 팩트들로만 인식하고 있습니다. 청계천, 샐러리맨 신화, 개성공단, MBC 앵커, 대쪽판사... 각 캠프가 아무리 자세한 내용으로 자료를 만들어 알리려해도, 세상과 고객(유권자)의 머리는 너무 복잡해 그 자세한 내용들이 고객의 마인드에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합니다.
후보들의 '본질', '실력'보다 이런 포지셔닝이 중요한 현실이 안타깝지만, 그런 현실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도 또한 그의 실력일 수 있겠지요.
출처: 예병일의 경제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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